오성호 선생님께 :^)
질문
안녕하세요.
저는 1월부터 선생님 수업을 듣기 시작해 통대 준비생이라고 밝히고 2월에 샘 수업 듣지 못하게 될 것 같다고 말씀드렸던 학생입니다. 여러 생각을 해본 뒤, 2월에도 선생님 수업을 수강하기로 결정했고 역시 2월에 선생님 수업 못 들었으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선생님과 잠깐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을 때는 자세한 제 사정을 설명드리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었기에 제대로 말씀을 못 드렸어요. 그래서 아마 왜 2월에 선생님 수업을 듣는지에 대한 제 대답이 조금은 충동적이라는 생각이 드셨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저는 천안에 살지만 학교 생활, 인턴 생활 모두 서울로 왔다 갔다 하는 생활을 4년이나 했답니다. 다들 대학 1학년 때 한 달 하다 말겠지 했는데 저도 제가 이렇게 오랫동안 서울-천안 통학을 했다는 게 믿기지가 않아요ㅎ 그래서 통대 준비하는 것도 처음에는 천안에서 통학을 하자 결심을 했었답니다. 교통비로만 따지면 물론 KTX비가 만만치 않지만 집세를 생각하면 아주 저렴한 편이었으니까요. 하지만 9시-6시까지 합정에서 사무실 생활하던 인턴 생활과는 달리, 통대 공부는 제 체력을 많이 저질스럽게 만들어버렸어요^^;; 10시부터 5시까지 학원에서 공부, 수강, 스터디를 하고 4시간씩 집에서 왔다갔다 하는데 몸이 많이 지쳤나봐요. 오늘 결국 선생님 수업 들으려고 아침부터 준비하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병원에 가 링거까지 맞았답니다ㅠㅠ 그래서 사실 이 글의 취지는 2월9일자 LC 스크립트를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건데요. 선생님께서 “왜 2월에 본인 수업을 들으려고 하는가”에 대해 제가 진지하게 답을 드리지 못한 것 같아서 이렇게 말이 길어지게 하고 있습니다^^;’
제가 한영이 안 된다고 말씀드렸을 때, 다른 것은 되는데 한영이 안된다는 것이 아니라 통역 수업을 들으면서 영한은 그나마 익숙한데 한영은 너무 익숙치 않아 그 고민때문에 한영 수업을 들어야 하나를 고민하던차에 무작정 저렇게만 말씀 드렸던 것 같아요. 하지만 선생님께서 “공부를 더 하다보면 영한이 훨씬 어려울 것이라는 걸 느끼게 될 거라고 하셨고, 한영이 안된다는 말은 사실 한영이 안된다는 게 아니라 영어가 다 안되니까 그런거다”라고 솔직하게 말해주셨을 때, 집에서 저에 대해 다시 한 번 잘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주말에 선생님 수업이 있어서 화목 오전반은 다른 수업을 듣고 주말에는 선생님 수업을 들을까도 생각했지만, 저는 학비나 생활비 생각에 주말에는 천안에서 일을 하는지라 선생님의 주말 수업도 제게는 불가능 하더라구요. 어떻게든 2월에도 선생님 수업을 듣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까.. 많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지금까지 입시 경쟁, 스펙 경쟁 속에서 너무나도 평범하게 살아온 예비졸업생인 저는 정말 단순히 영어가 좋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영어통번역학과를 선택하게 되었고, 동아리도 외국인에게 한국어 가르쳐주는 동아리에 들고, 교환학생도 1년 다녀왔는데, 국제NGO에서 운이 좋게 국제 인권 상황에 대한 번역을 데일리 업무로 하는 인턴을 6개월간 하면서 느꼈던 것은, 영어도 정말 부족하지만 제 배경지식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어요. 영어를 한국어로 다 옮겨 놓아도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를 모르겠단 생각이 많이 들었거든요. 대학 4년동안 제가 들은 통역 수업이라곤 한영순차, 영한순차 딱 한 개씩 밖에 없었는데(학교 커리큘럼이 3,4학년때만 통번역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는데 저는 3학년2학기-4학년1학기를 미국에서 보내서 저렇게 됐습니다) 제 전공은 어느새 영어통번역이 되어버렸고, 통대 준비를 하면서 제 전공을 생각하면 많이 부끄러워 지더라구요. 그러던 중 선생님 수업을 들으면서 특히 여자인 저에게는 생소한 IT나 경제 분야의 배경지식까지 선생님께서 정말 쉽게 차근차근 짚어주시니 거부감없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조금씩 이해하게 되더라구요. (아직도 soverieng debt 설명해주시던 선생님이 떠올라요!ㅋㅋ)
잠시 다른 소리로 얘기가 길어졌지만, 집에 와서 선생님의 말씀을 다시 생각해보니 통대 준비생의 마음이란 것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걸음마 하고 있는 단계에서 우사인 볼트로 빙의되어 미친듯이 달려나가고 싶은 욕망을 갖게 되는지라 저도 조바심을 내고 2월에는 선생님 수업과 겹치는 다른 오전반 수업을 들어야겠구나 하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input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제가 2월부터 우사인 볼트 빙의돼서 뭔가 미친듯이 달려나갈 생각을 하기 보다는, 조금 더 겸손하고 조금은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선생님 수업을 들으면서 기본을 채워가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래서 오늘 이 글의 결론, 왜 2월에 선생님의 수업을 듣냐에 대한 답을 내리게 된 것입니다.
길이 너무 길었지요?
오늘 수업에 불가피하게 빠지게 되어 너무너무 아쉽고 선생님 수업 들을 때 마다 제 몸에 나쁜 피가 막 빠져나가고 좋은 피를 수혈받는 거 같은 기분이 들곤 했었는데 (너무 무서운 표현인가요?^^;;; 제 안에 안좋은 영어를 버려 나가는 과정을 선생님 수업을 들으며 경험하고 있습니다) 몸이 아파 못 나가니 참 답답하네요ㅠ 그래도 부모님께서 많이 지원해주셔서 2월 말부터는 더이상 통학하지 않고 편하게 학원에 다니게 되었으니 가능하면 선생님 수업도 충실히 끝까지 듣고 싶습니다.
면대면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선호하시는 것 같은데 바쁘신 거 같아서 이렇게 글로 남겨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답변
금년에 새로 만난 학생 중 가장 느낌이 좋은 분 중 하나에요.
목표도 확실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도 매우 보기 좋고.
나중에 수업 끝나고 얘기를 나눠보려고 했는데 이렇게 글도 올려주고.
글 잘 읽었어요.
제 말의 의도를 잘 이해해준 거 같아 마음이 놓입니다.
잘 할 겁니다.
그 목표를 이루는데 제가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언제든 도와드릴게요.
다음 주 수업 때 봐요. :)
이 글은 2015.07.29 네이버 카페 「오성호 영어채널」의 ‘영어학습법 상담 DB (읽기전용)’ 게시판에 처음 올라온 글입니다. 카페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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