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phemism III (화장실 & 학교)

(1998년 경에 쓴 글입니다)

euphemism 세번째 이야기로 ’화장실’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아마 euphemism의 원조 격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 모두 하루에 몇 번씩 가는 곳이고 그 곳에서 하는 일이 다른 어떤 일보다도 중요한데, 정작 입에 직접 담기는 꺼리는 그런 곳이지요.. 어떻게 보면 화장실이 불쌍하기두 합니다.

참, 우리도 화장실 명칭이 여러 개 있습니다.

‘화장실’ ‘변소’ ‘뒷간’ ‘측간’ ‘똥간’ ‘똥뚜간’ … 철자가 맞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여러 개 있는 건 사실입니다. (이거 오늘은 파리 날아다니는 소리만 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가선 하는 일도 직접 ‘똥’ ’오줌’이란 단어를 넣지 않고 (뭐, 하긴 굳이 매번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주위에 있지만…) 여러 다른 방법으로 말합니다.

영어라고 안 그렇겠습니까? 지금 강좌는 속어 강좌는 아니니까 지저분한 얘기는 더 이상 하지 않겠습니다.

여간 ‘화장실’ 에는 여러 표현이 있습니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아마 WC 일 겁니다. water closet 입니다. 이 WC는 이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보세요.. 그리고 생각나는 것이 toilet 입니다. 또 lavatory 라는 단어도 있습니다. 군대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latrine 이라고 합니다.

미국 영어에서는 가장 일반적이고 무난한 말이 bathroom 입니다. bathroom 말고 restroom 이나 washroom 도 있습니다.

이런 room 계열 말고 격식을 차리지 않는 일반적인 말로 남자 화장실 (men’s room)은 the john, 여자 화장실 (ladies’ room)은 the jane 이라고 합니다.

이걸 모두 골고루 사용하는 사람을 아마 없을 겁니다. 흔히 사용하는 말은 몇 개 뿐이지요. 그리고 꼭 화장실 간다고 말할 필요는 없겠지요..

자리에 같이 앉아 있을 때는 같이 있던 사람들에게 “Excuse me.” 라고 간단히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면 되겠지요.. 꼭 ‘I need to go to the bathroom.’ 이라고 말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물론 친한 친구끼리야 상관없지만요..

위에 말씀드린 화장실 단어들은 재미있는 것이, 서로가 서로의 euphemism 으로 출발했다는 겁니다. 뭐가 뭐의 euphemism 으로 시작한 건지는 여러 의견이 있으니까 생략하기로 하구요..

배설에 해당하는 euphemism 이 있는데요..

relieve oneself 라고 합니다. 이 표현은 대소변 모두에 해당합니다.

I couldn’t find a place to relieve myself. 화장실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요새 사용되는 표현은 아닙니다. 그냥 알아 두시라는 뜻에서 적었습니다.

‘아니 화장실 가서 뭐 하는지 다 아는데 굳이 relieve oneself 라고 할 필요 있냐?’ 라고 주장하던 한 미국 아저씨께서 새로 만들어 낸 화장실이란 단어가 뭔지 아세요?

urinodefecatorium 입니다.

무슨 단어의 합성인지 금방 알 수 있는 분이라면 대소변과 관계 있는 동사를 모두 알고 계신 겁니다.

소변보는 건 urinate, 대변은 defecate 입니다. urino + defeca + torium 입니다. 끝에 torium 이 뭘까요?

영어로 콘서트 홀이나 강당과 같은 큰 건물을 auditorium 이라고 합니다.

‘이왕에 화장실에 멋있는 이름을 붙이려면 auditorium 정도에서 따와야 하지 않느냐?’ 라고 그 아저씨는 주장했었습니다.

요새 나온 말 하나만 더 소개해드릴게요.

일하다 잠시 쉬는 걸 break 라고 합니다. take a break, 혹은 have a break 라고 하지요.

그런데 일하다 화장실 가는 걸 bio-break 라고 한다고 하네요.. 물론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말은 아니구요…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전혀 알아 듣지 못하는 말이겠지요..

bio는 생물이나 신체와 관련있는 접두어 입니다.

He took a bio-break. (그거 하러 갔어) … bio와 관계된 break 를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일반적인 말은 아니니까 그냥 ‘아! 이런 말도 있구나’ 정도 선에서 알고 계시면 됩니다.

사실 ‘화장실’ 얘기만 하려고 했는데요… 별로 좋은 얘기도 아닌 것 같고 해서 다른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학교’에 관계된 얘기 입니다.

미국의 학교에서는 ‘만물은 평등하다’ 라는 사상이 널리 퍼져있다고 합니다. 물론 모든 학생이 그렇다는 건 아니고 일부에서 그런 주장을 하면서 새로운 euphemism 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특히 동물이 들어간 이디엄을 사용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학생들이 있다고 합니다.

talk turkey, make a pig of yourself, a snake in the grass …

talk turkey는 ‘진지하게 터놓고 말하다’ 입니다.

You have to talk tougher when it comes time to talk turkey. 진지하게 터놓고 말할 상황이 되면 더 강하게 말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 단어는 turkey가 ‘칠면조’ 라는 뜻이기 때문에 꼭 이렇게 원래 뜻으로만 나오지는 않습니다.

칠면조를 어떻게 고르고 또 요리는 어떻게 하는지에 관한 말을 할 때는 꼭 제목을 이렇게 붙이곤 합니다. 원래는 ‘진지하게 툭 털어놓고 말해보자’, 다시 말해 ‘자! 한 번 얘기 해 볼까요?’ 지만, turkey가 칠면조니까 두 가지 의미를 다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If you’d like to save money this Thanksgiving, here are some ideas. First, let’s talk turkey. 이번 추수감사절에 돈을 아끼고 싶은 분들을 위한 몇 가지 정보입니다. 자! 한 번 얘기해 볼까요?

make a pig of yourself 는 ‘돼지처럼 많이 먹다’ 이구요..

snake in the grass 는 ‘(숲 속에 숨어 있는 뱀처럼) 몰래 숨어있는 적’ 입니다. 특히 평소에 친한 사람이 뒤에서 해가 되는 행동을 할 때 a snake in the grass 라고 합니다.

일부 학생들은 ’이렇게 말을 하면 칠면조나 돼지 혹은 뱀이 얼마나 기분 나쁘겠냐?’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이런 말을 쓰지 말자고 주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주장은 그냥 참고로만 알고 계세요. 위에 나온 세 가지 표현을 알아 보기 위해 쓴 거니까요…

어느 학교에서는 축구 감독이 짤렸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후보 선수들을 ‘“subs’ 라고 불렀기 때문입니다. 해군에서는 잠수함 (submarine)을 간편하게 sub 라고 합니다. 운동 경기에서는 교체 선수 (substitutes)를 줄여서 일반적으로 sub 라고 합니다.

그런데 왜 그 감독 아저씨가 해고 됐을 까요?

sub는 ‘under’ ‘less important’ 의 뜻이 있기 때문입니다.

영하의 기온은 ‘subzero temperature’, 위원회 밑에 딸린 소위원회는 subcommittee 입니다. 이렇게 sub가 쓰이고 있으니, 후보를 sub 라고 부르면 마치 별로 중요하지 않은 선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는 겁니다.

참! 말 제대로 하기 힘드네요…

이번에는 공부하고 관계 있는 표현 몇 개를 보겠습니다.

고등학교 때 싫었던 것 중에 하나가 공부 잘하는 애들은 따로 남아 보충학습하고, 못하는 애들은 그냥 집에 가는 거 였습니다. 그리고 영어나 수학 시간에 잘 하는 애들과 못 하는 애들로 반을 나눠 수업을 하던 것도 기억나네요…

참 듣기 싫던 이름이 하나 있었지요. ‘지진아 반’ ‘똘 반’… 뭐, 이렇게 부르던 기억이 납니다. 그 반의 공식적인 이름이야 학교마다 달랐을 겁니다. 그러나 적어도 학생들 사이에서나 학생의 자존심 따위는 생각하지도 않는 선생님들은 거침없이 그렇게 부르던 기억이 납니다.

진도 못 쫓아가는 학생들을 위한 보충 수업은요..

catch-up lessons for students who flunk or are way behind their classmates 정도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catch-up 은 따라잡는 뜻의 명사 입니다. 그리고 flunk는 ‘낙제하다, F를 받다’, way behind의 way은 명사로 ’길’이 아니라 부사로 ’매우, 상당히’의 뜻이구요..

그러니까 ’낙제했거나 다른 학생들에 비해 상당히 뒤떨어지는 학생들이 따라잡을 수 있도록 만든 수업’이라는 뜻이겠지요..

그런데 이렇게 직접적으로 표현하면 듣기 싫을 겁니다. 그래서 euphemism 이 있습니다.

바로 remedial class 입니다.

remedy는 ‘치료책, 해결책’ 입니다. remedial은 remedy의 형용사 형이구요.. 어떤 수업인지 설명이 없으면 금방 와닿지는 않습니다. remedial class는 문제가 있는 학생들을 치료해주는 그런 수업입니다.

그런데 요새는 새로운 용어가 또 나왔다고 합니다. 그 유명한 하버드 대학에서요..

그 이름하야 developmental class … (이거 그냥 봐서 무슨 수업인 줄 아시겠어요?)

뭐, 하바드 학생들은 원래가 뛰어나기 때문에, 그 중에 못한다고 해도 ‘치료’ 까지 해 줄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 있어서 일까요? 그냥 지금 상태에서 조금 더 개발만 하면 된다는 의미일 겁니다.

그리고 성적 등급에 관한 평가 란도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네바다 주의 한 학교에서는 F를 받았거나 거의 D로 도배를 한 학생의 성적표에 ‘거의 낙제 수준’ 이라는 참혹한 말 대신에 ‘emerging’ 이라고 표기를 한다고 하네요.

emerging은 말 그대로 ‘떠오르고 있는, 부상하고 있는’ 입니다.

‘더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emerging 하고 있다’ …

그리고 A를 받는 과목의 경우는 ‘extending’ 이라고 표기를 합니다. extending은 ‘신장하고 있는, 늘어나고 있는’ 입니다.

‘A를 받을 정도로 날로 실력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보통 수준의 성적을 받은 경우가 재미있어요..

‘developing’ 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발전하고 있는’ 이란 뜻일 겁니다.

그러고 보면 이 developing이나 위에 나온 developmental 의 경우처럼 develop 이란 단어는 말이 좋아 ‘발전, 개발’ 이지, 그렇게 뛰어 나지 않은 경우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euphemism 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몇 년 전 개발도상국 (developing country) 의 선두 대열에 있다고 좋아하던 게 생각나는 군요..

develop 이 끝난 상태인 developed 가 되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르겠지요..

오늘 날의 상황을 보면 developing country 뒤에 숨어있는 본 뜻을 파악했어야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나만 더 보고 오늘 강좌는 줄이겠습니다.

’댁의 자녀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뒤져진다고 생각 하시나요?” ..

이렇게 질문하면 설사 아이가 공부를 못할지라도 “녜, 그래요. 우리 애는 다른 애에 비해 뒤쳐지지요.” 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부모는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Do you think your child is way behind others?” 라고 물어보기는 뭐 할겁니다.

다른 아이보다 뒤쳐진다고 하기보다는, 하기는 하고 능력도 같은데 성과가 떨어질 뿐이다라는 의미에서 underachiever 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Do you think your child is an underachiever?”

이 표현도 알아 놓으시기 바랍니다.

euphemism 강좌를 하면서 잔소리를 또 드려야 할 것 같네요.

euphemism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언어 사용의 폭이 넓어집니다. 그러나 기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이런 저런 euphemism 만 쌓아간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겁니다.

제가 euphemism 강좌를 통해 드리는 표현들은 참고용으로 드리는 겁니다. 너무 이런 표현에 집착하지 마세요. 강좌 중에도 몇 번 씩 말씀 드렸지만, 아직 까지는 통용되지 않는 표현들이 자주 나옵니다. 이런 표현은 그냥 참고하는 선에서 그치시기 바랍니다.

이 강좌를 통해서 잠깐 쉬어가고 또 영어에 조금이라도 재미를 붙일 수 있길 바라는 거지, 여기 나온 euphemism들을 지금 당장 여러분 것으로 만들라는 의도는 아닙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이 글은 2015.06.25 네이버 카페 「오성호 영어채널」의 ‘오성호게시판’ 게시판에 처음 올라온 글입니다. 카페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