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좀 하게 생긴 얼굴

그런 얼굴이 있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영어를 공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니까.

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강하다.

그래서인지 나같은 인상은 영어와는 거리가 멀다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공부 안 하게, 아니 못 하게 생긴 얼굴.

한참 전엔 피부색도 지금보다 훨씬 어두운(??) 쪽이었다.

밖에 나가서 뛰어 놀고 운동하는 쪽 얼굴.

그래서인지 영어는 못할 거라는 인상을 풍겼나보다.

“에이~ 사람을 뭘로보고? 그정도는 안다!” 마음 속으론 이러면서도

“그래..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지~” 넘겨버린다.

10년전, 잠깐 학원을 그만 둘 때.

몇 년 단골이었던 식당에 인사하러 갔다.

사장님이 내 정체가 무지 궁금했었단다.

“뭐하는 분이셨어요?”

“영어강사에요.”

“에이~ 장난 치지말고. 진짜로!”

안과에 갔더니 신상 정보를 적는 난이 있었다.

내키진 않았지만병원 방침이라 어쩔 수 없다나.

직업 난에 “강사”라고 썼다.

“무슨강사세요?”

함 맞춰보라고했다.

별 거 다 나왔다.

태권도? 행글라이딩?

아니라고 하니까, 한참 생각하다…

“아~~~ 레크리에이션이죠?”

그 옛날 네오퀘스트 사이트 때 주로 외부 영업을 담당했었다.

이 업체 저 업체 다니면서 비슷한 경험 꽤 있었다.

외대 통역대학원출신들이 만든 영어사이트라고 당시에 꽤 화제가 됐던 네오.

그래서인지..

“회사사람들이 다들 영어를 잘 하니까 힘드시죠?”

“영어사이트에서 일하려면 영어 좀 해야 할텐데..”

이런 얘기 많이 들었다.

모 사장님은 심지어 “영어는 할 줄 아세요?” 라고도 했었고

나중에 나도 통역대학원 나왔다는 걸 알고는 “근데 왜 그렇게 생겼어요?”

어젠 카페에갔는데

아주 아주 괜찮은 노래가 나오는 거다.

누가 연주했는지 궁금해서 직원에게 물어봤다.

자기도 잘모르는 지 좀 찾아보고 나서 나를 보곤

“영언데 알려드릴까요?”

이러는 거다.

???@?#@?!@##@*?><

“어려운단언가봐요.”

“프리덤 뭐시기 뭐시기~~”

freedom ~~

“아~ 고마워요” 그러고 자리로 돌아왔다.

영어는 지식도 공부도 아니다.

머리 좋은 사람이 잘 하는 게 아니란 말이다.

깔끔하게 생긴 사람이 잘 하는 게 아니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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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반성한다.

매 달 첫 시간에 새로운 분들이 오면 나도 모르게 얼굴을 보는 경향이 있으니까.

“저 분은 영어 좀 하게 생기셨네..”

경험 상 전혀 관련 없다는 걸 알면서도 이런다.

나도 앞으론 안 그럴 거다.

이 글은 2015.06.26 네이버 카페 「오성호 영어채널」의 ‘오성호게시판’ 게시판에 처음 올라온 글입니다. 카페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