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란..

(2014년 12월에 쓴 글입니다)

제가 사람들 앞에서 ‘영어’ 수업을시작한 지 얼마나 됐을까요?

….

와~ 꽤됐네요.

군대 가기 전엔 힘쓰는알바만 하다가

제대 후엔 좀 우아한알바 좀 해보자고 해서 시작한학원 강사.

처음 만난 아이들은 중2.

지학사 교과서였을 거에요.

첫 수업 전날 무지무지 긴장했던 기억이.

집에서 혼자 리허설까지하고 갔을 정도.

‘내가 모르는걸 물어보면 어쩌지..’ 걱정했나 봅니다.

그렇죠…

사람들 앞에 서서수업을 하겠다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들이 모르는 부분에대한 답은 해줘야 하는 거니까요.

그런데 아무 것도안 물어보는 겁니다.

내가 공부해간 부분만 앵무새처럼말해주고 오면 됐던 거에요.

‘영어 수업별 거 아니네..’ 생각했던기억이 납니다.

별 거 아닌 게아니란 걸 아는 데에는 시간이좀 걸렸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제 영어 실력이 늘기위해 필요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강사로서 수업을 할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란 어떤걸까요?

확실히 말할 수는없지만

‘영어 수업별 거 아니네’ 라고서슴없이 말할 수 있을 정도의실력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내가 모르는걸 물어보면 어쩌지..’ 걱정은 들지만

답을 모를 경우

이리저리 둘러대지 않고

“그건 잘모르겠습니다” 라고 확실히말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인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 실력이 된다고 느끼는날도 있고

그렇지 않다고 느끼는날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고 느껴지는날을 줄여야겠죠.

그래서 저는 요즘도매일 영어 무지 무지 많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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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해왔던 수업은

제가 어렸을 때

그 누군가가 제게 해줬으면하고 바랐던 수업입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은 보통이랬어요.

글을 읽을 때 (RC 수업) 우리말해석 놓고 거기에 억지로 끼워맞추고

어떻게든 끝까지 해석해서전반적인 글의 내용만 파악하는 방식.

선물을 받았는데

포장지를 풀고 내용물볼 생각은 안 하고

포장을 어떻게 했는지, 거기에만 관심이 있는거죠.

내용물은 포장지를 보고짐작해보는 선에서 그치는.. 그런 느낌의 수업들.

포장지를 풀어볼 엄두가안 나는 겁니다.

내용물을 봐도 뭔지알 수가 없다는 두려움 때문이었을까요?

누군가의 수업을 들으면

제대로 풀고 안으로들어가줬으면 하고 바랐던 기억이 납니다.

짧은 글이지만

글 하나를 쓰기 위해작가는 정말 많은 고민을 합니다.

(별 거없는 지금 이 글을 쓰기위해서도 고민을 하는데요.. )

그 고민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제목의 의도.

첫 문장이 주는 어감.

특정 단어가 주는 느낌.

글 곳곳에서 발견할 수있는 논리/의미의연결 고리.

이런 것들이 조금씩 보이기시작합니다.

어렸을 때는 보이지않았던 것들.

제 실력이 늘면서 보이기시작했고, 전 그런게 참 많이 신기했어요.

그래서인지

제 RC 수업을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아마저였을 겁니다.

글을 고르고

제대로 이해해보려고 하고

수업 시간에 설명할 내용을생각해보고

필요한 배경 지식을찾아보고

수업에서 제대로 전달하기위해 필요한 우리말 번역을고민해보고

이 모든 과정이 참재미있습니다.

전 제 RC 수업을참 좋아합니다.

1주일에 두편의 글(요즘은기초 RC반도 있기에서너 편의 글)을

이런 식으로 10년동안 수업했습니다.

10년이라..

오래도 했네요.

하지만 이제는 바꿔야할 듯.

너무 깊게 풀고 들어갔나봅니다.

사람들의 관심은 내용물보다는포장지였는데 저는 너무 깊게 들어가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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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실을 확실하게 알게된 건 “ModernFamily” 미드 수업 때였어요.

어렸을 땐

영어로 나오는 영화나드라마를 볼 때마다 늘 이런생각이 들었거든요.

‘처음부터 끝까지무슨 뜻인지 누가 좀완벽하게 가르쳐주면 좋겠는데..’

드라마나 영화 수업은제 강사 인생 중 지난번 Modern Family가 처음이었어요.

지금까지 안 했던이유는 간단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설명할 수 있는 자신이 없어서.

주변 도움도 받고

제 실력도 어느 정도된 것 같아서 시도했는데

결과는 몇 달진행 후 폐강이었습니다.

너무 깊게 파고 들어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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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젠 좀 컸나봅니다.

과거에는 제 위주로생각했거든요.

특히 영어 학습에 관해선제 주장이 너무 강해서부러지기 일쑤였습니다.

‘이 정도는해야 한다.. 이렇게해야 한다..’ 이런생각이 참 강했어요.

이제는 수업 난이도를세분화할 생각입니다.

학원 다니는 분들의 필요에맞는 수업을 할 겁니다.

그 필요에 맞게 설명방식도 다양해 질 겁니다.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지만인강도 해 볼 생각입니다. (제게 이건 엄청난 변화 ^^)

‘우물 안개구리’

우물 밖으로 나와 여기저기 다녀보는 개구리가 될생각입니다.

이 글은 2015.06.26 네이버 카페 「오성호 영어채널」의 ‘오성호게시판’ 게시판에 처음 올라온 글입니다. 카페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