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는 행복한이 아니다 원고: Part II 1~5
Part II - 영단어의 그림을 그리자
영어에 관한 한 우리는 커다란 착각 속에 살고 있습니다.
1+1 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산수도 안 되는 상황에서 어려운 수학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1+1 정도는 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응용이 아닌 암기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가장 처음으로 가 볼까요?
그 곳에서부터 다시 한 번 올라와 보지요.
영어를 몇 년씩, 아니 몇 십년씩 해오면서 너무나 당연히 생각해왔던 것들..
영어 때문에 고생하는 이유는 아마도 이 당연한 놈들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부담 없이 읽으면서, 자신의 생각과 비교해보세요.
이 책은 사전이 아닙니다.
영어의 모든 단어를 소개할 수 없겠지요.
제가 소개하는 단어가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겁니다.
이를 통해서 영어 단어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바꾸어 보는 게 이 책의 목적입니다.
말이란, 결국, 자신이 배워나가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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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화가 무슨 뜻이에요? happy가 무슨 뜻이에요?
친구 아들 중에 상원이라고 있습니다. 아직 열 살도 채 안 된 상원이는 책 읽는 걸 참 좋아하는 귀여운 녀석입니다. 책을 읽던 어느 날, 제 친구한테 이렇게 물어봤습니다.
“문화가 무슨 뜻이에요?”
그 때 제 친구는 저와 전화 통화 중이어서 저도 상원이의 질문을 들을 수 있었지요. 제 친구요.. 한동안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아~ 빨랑 말해주고 하던 얘기 하자니까”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말하는 제게 제 친구는 도리어 “문화가 뭐야?“라고 물어보는 거였습니다.
저 역시 한동안 아무 말 못했습니다.
“문화?.. 그거 뭐 한 나라의.. 아니 한 민족의..?.. 뭐 그런 거 있잖아.. 아~ 대충 얘기해줘.” 이렇게 말하면서도, 저는 ’문화’라는 단어를 머리 속에서 계속 굴려보고 있었습니다. 결국 우리 둘 다 상원이가 만족할만한 답을 주지 못하고, “상원아, 국어 사전 있지? 그거 찾아볼래?” 이렇게 그 위기를 넘기고 말았지요.
35년을 넘게 이 땅에서 우리 말을 하며 살아온 나와 내 친구..
지금까지 수없이 들어온 단어 ‘문화’..
’문화’의 뜻을 궁금하게 여기는 아이에게 우리는 확실한 답을 주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문화’가 뭔지 모르는 건 아닌데 말입니다.
제 친구와 제가 답을 주지 못한 질문을 여러분께 던져보겠습니다.
“문화가 무슨 뜻이에요?”
아마 정상적인 한국어 원어민이라면 답이 금방 안 나올걸요. 금방 나오는 경우라 할 지라도, ’문화’라는 단어의 뜻을 설명하기 위해 이 얘기 저 얘기 주절주절 복잡하게 하게 될 겁니다.
“거 왜 있잖아.. #^%@$#^@ 그런 게 아닐까?.. 아냐 ^%$@#$@^#$%@.. 그건 거 같다”
이렇게 말하지 않고, ’문화’라는 단어를 ’다른 우리 말 한 단어’로 시원하게 딱 잘라 말하면서 뜻을 알려주는 우리 나라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있으면 나와 보세요 ^^) 한 번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세요. 아마 비슷한 모습일 거에요. 그게 정상입니다.
근데요.. 우리 말도 아닌 ’영어’라는 외국어로 가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culture가 무슨 뜻이에요?”
“문화”
거 참 희한하지요? (아무리 생각해도 희한해^^)
몇 십 년 동안 써온 우리 말일 때는 그렇게 설명이 잘 안 나왔는데, 남의 말인 culture에 대해서는 전혀 주저하지 않고 ’문화’라는 뜻이 나옵니다. (엄밀히 말하면 ’뜻’이 아닙니다. 이 얘긴 나중에 할게요)
이번엔 영어 원어민에게 물어보세요.
“culture가 무슨 뜻이에요?” (영어로 해야 겠지요? ^^)
또 희한한 현상이 벌어집니다. 금방 답이 안 나오지요. 마치 우리가 우리말 단어 ’문화’를 설명해야 할 때처럼, “거.. 왜 있잖아?..“가 먼저 나옵니다. 그리곤 이 얘기 저 얘기 하기 시작합니다.
자기 모국어 단어 설명할 때 주저하는 모습..
그런데 우리에게 외국어인 영어 단어를 우리는 전혀 주저하지 않고 한 단어로 설명을 끝내버리는 모습..
참 재미있지 않나요? 과연 어떤 게 정상적인 모습일까요?
어떤 단어의 뜻을 ’다른 한 단어’로 단번에 설명하는 거, 그게 정말 가능할까요?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영어 단어.. 과연 그 단어는 어떤 형태로 우리 머리 속에 자리잡고 있을까요?
“happy가 무슨 뜻이에요?”
“행복한”
뭔가 잘못돼있다는 생각 안 드나요?
(우리말 공부 하고 가세요. 근데 뜻풀이가 더 어렵네요 ^^)
문화(文化)
1. 인지(人智)가 깨어 세상이 열리고 생활이 보다 편리하게 되는 일.
2. 철학에서, 진리를 구하고 끊임없이 진보•향상하려는 인간의 정신적 활동, 또는 그에 따른 정신적•물질적인 성과를 이르는 말. [학문•예술•종교•도덕 따위] (비슷한말) 문명.
3. 문덕(文德)으로 백성을 가르쳐 이끎
(두산 동아 국어사전)
2. 1대1 대응어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hangbokhan”
“저게 뭐지?“하면서 쳐다보지 마세요. 무슨 새로 나온 영어 단어 아닙니다. 그냥 읽어보세요. “행복한” 이지요? 별 거 아닙니다.
자, 아까 ’culture’의 뜻을 물어보았던 미국 사람에게 다시 물어보세요 (영국 사람도 괜찮습니다).
“happy가 무슨 뜻이야?”
사람마다 나오는 답은 다를 겁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게 있습니다 - 혀꼬부라진 소리로 “해앵보우칸(hangbokhan)” 이라는 답은 안 나옵니다.
happy는 원래 hangbokhan 이 아니지요. 얘가 태평양 건너 우리나라에 와서 (아니다, 중간에 일본을 한 번 거쳤다고 하더군요) hangbokhan 이 된 겁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 내용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부정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만약에요.. (실제 이렇게 됐어야 하는데..)
영한 사전을 만들면서 이웃 나라의 사전을 보고 ’행복한’이라는 ’1대1 대응어’를 뜻으로 달지않고, 영영 사전에 나와있는 happy의 뜻풀이를 번역해서 옮겼다면 어땠을까요? 그래도 ’happy = 행복한’을 고집할까요?
happy를 보면 거의 모든 사람이 반사적으로 ‘행복한’ 이라고 생각합니다. 해가 서쪽에서 지는 것 만큼이나 우리 머리 속에 단단히 박혀있는 진리가 아닐까 합니다. 왜 쉽사리 “happy = 행복한’ 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을까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단순히 영한 사전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영한 사전을 보면 그래도 ’행복한’말고 다른 우리말 대응어가 많이 나와있거든요. 그런데, 왜 사람들은 하나같이 약속이나 한 듯이 happy의 대응어로 ’행복한’을 가지고 있을까요?
publish - 출판하다
discuss - 토의하다
develop- 개발하다
revolution - 혁명
general - 일반적인
popular - 인기있는
왜 이렇게 가지고 있는 1대1 대응어는 한결같이 비슷할까요?
두 가지 정도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네요.
우리가 보아온 각종 참고서 & 학교 단어 시험
참고서를 보면 사전 보지 않고 편하게 영어를 학습할 수 있습니다. 단어 뜻 설명이 친절하게 나와주거든요. 대개는 한 두 개의 우리말 대응어만 나옵니다. 하지만 책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해가 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지면 관계상.. 그렇지요?
문제는, 이렇게 나온 대응어를 보고 ’어~ 이 단어는 이 뜻이구나’하고 쉽게 넘어가는 우리 자신에게 있을 겁니다. 1대1 대응어가 주는 편안함의 틀을 깨고 나올 용기가 없는 거지요.
단어 시험!!
중고등학교 영어 시간에 단어 시험 다 봤을 겁니다. 영어하면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게 단어 시험일 정도니까요.
시험은 맞기 위해 보는 겁니다. 가능한 한 더 많이 맞으면 좋겠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까요? 시험에 쓰기 가장 좋은, 다시 말해 자신이 외우기에 가장 편리한 우리말 대응어 하나를 골라 ’이 단어는 이 뜻이야’하고 쉽게 넘어갑니다. 복잡하게 영영 사전 보면서 단어의 그림을 그린다는 건 상상할 수 없습니다.
(저희 큰 누님 역시 아이들을 영어 학원에 보내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영어하고 친해져야 하지 않냐고 하면서. 어느 날 놀러 갔더니, 제 조카 녀석 단어 시험 보고 있더군요. 저는 중학교 들어가면서 단어 시험 보기 시작했는데, 요새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단어 시험을 보고 있네요. 오히려 그 때가 더 좋았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아이들이 영어를 싫어하게 되는 시기가 더 빨라지니까요….)
이제, 다음 두 가지는 인정해주세요.
“어떤 단어의 뜻을 한 단어로 딱 잘라 말할 수는 없다.”
“내가 가지고 있는 어떤 영어 단어의 뜻은, 가장 외우기 편해서 고른 1대1 대응어였다.”
영어가 재미있어서 한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어떤 단어의 뜻을 물어보면(특히, 동사나 형용사), 바로 1대1 대응어가 나오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일단 손이 올라가면서 제스처를 취합니다. 그리고는 대개 이 말로 시작합니다 - “거, 왜 있잖아..”
어떤 단어에 대해 바로 그 뜻을 말해야 영어를 잘 하는 걸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빨리 답이 나오지 않으면 “영어 잘 한다는 사람이 그것도 모르냐?“는 소리를 듣곤 합니다.
만약 그 단어의 뜻을 정말 알고 있다면 빨리 안 나오는 게 당연한 게 아닐까요?
3. happy accident가 ‘행복한 사고’ 일까요?
앞에서 이미 소개한 지문 다시 꺼내보겠습니다. 다시 한 번 보세요.
The problem is that rewarding only success discourages people from taking the risks required to import and test new ideas from outside the firm or industry, to find new uses for old ideas, and to try new blends of old knowledge. If you want people to be innovative, then you want them to spend their time dreaming up, refining, and testing unproven – and thus mostly unsuccessful – ideas. Success should be treated like a happy accident , at best an outcome that should worry you if it occurs too often.
굵게 표시된 문장..
Success should be treated like a happy accident.
“성공은 행복한 사고로 다루어져야 한다”로 이해하고 “나 영어 된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을 거에요.
착각입니다.
“행복한 사고.. 행복한 사고라..” - 이게 무슨 말이지요? 사고가 행복하다?!?!? 이렇게 말하고 나면 자신도 뭔가 찜찜한 느낌이 들지 않나요?
어떤 문장에 나오는 단어는 분명히 다 압니다. 아니, 다 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작 더 중요한 문장 이해는 되지 않습니다. 다 읽고 나서 자신도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거지요.
(happy = 행복한) + (accident = 사고) = (happy accident = 행복한 사고)
이렇게만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영어는 수학이 아닙니다.
이번엔 반대로 생각해볼까요?
- 너무너무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는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고, 안 그럴 거면 집에서 나가라고 하십니다.. 몇 달을 괴로움 속에 보냅니다.. 어머니 뜻에 따르기로 하고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 엄마 뜻대로 됐네요.”
- 상사가 일 못 한다고 구박입니다.. 옛날 일까지 들춰내면서 난립니다.. 이렇게요..
“당신 말이야.. 지금까지 한 번도 내 맘에 들게 일한 적 없어.”
- 아침에 출근하는 동료를 보니 얼굴이 영 아닙니다. 아무래도 마누라와 부부 싸움 한 것 같네요.
“뭐 안 좋은 일 있나 봐요.”
- 새로 들어간 회사 사장님이 내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겠다고 약속하고 나서..
“뭐 마음에 안 드는 거 있으면 와서 얘기해.”
따옴표에 나와있는 네 개의 문장 한번 보세요. 어떻게 영어로 하면 될까요? 물론 여러 가지 가능하겠지만, 네 문장 모두 ’행복한’이라는 대응어로 알고 있는 happy를 사용하면 간단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 소개한 따옴표 속을 보면 ‘행복한’ 이라는 우리말은 그림자도 안 보입니다)
여기서는 일단 문제만 던지고 가겠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제 생각은 잠시 후에 나옵니다. 그 전에 여러분 나름대로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우리말 ’문화’라는 단어를 어떤 ’하나의 대응어’로 알고 있지는 않습니다. ’문화’라는 단어가 주는 그림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다른 삶을 살아갑니다. 다른 책을 읽고, 다른 사람을 만나고, 다른 경험을 합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각 개인 마다 ’문화’라는 단어에 대해 조금은 다른 그림을 그리게 됩니다. 그래서 ’문화’가 뭐냐고 질문하면 나오는 답도 그렇게 다를 수 밖에 없나 봅니다.
제가 말하려는 것.. 간단합니다 - happy 도 ’하나의 대응어’가 아닌 ’그림’을 갖자!
’행복한’은 happy를 우리 말로 번역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여러 우리말 대응어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행복한’과 같이 어떤 영어 단어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하나의 우리말 대응어를, 이 책에서는 ’(우리말) 1대1 대응어’라고 부르겠습니다.
happy의 정체?
(뭐 잘못한 것도 없는데 책 제목에서부터 벌써 저의 표적이 돼버린 happy.. 하고 많은 단어 중에 왜 얘를 선택했는지? 저도 잘 모릅니다.)
그렇다면 과연 happy는 뭘까요? 우리말 1대1 대응어가 아닌 그림을 생각하세요.
다음은 제가 갖고 있는 happy 의 구체적인 그림입니다.

간단하지요?
“기본적으로 기분 좋은 상태입니다.. 어떤 결과에 대해 웃음이 나옵니다.. 누가 부탁을 하는 데 웃으면서 도와줍니다..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은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웃는 얼굴..” 이게 제가 그리고 있는 happy 의 그림입니다.
happy에 맞는 우리말 대응어는 문맥에 따라 계속 바뀝니다 - ‘기분 좋고.. 기쁘고.. 만족스럽고.. 행복하고.. 즐겁고.. 웃으면서 할 수 있고.. 기꺼이 하고 싶고 등등.’ happy의 이런 대응어 리스트는 한도 끝도 없이 나갈 수 있습니다.
이 중에 어떤 대응어를 하나 미리 골라서 외운 후에 그게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게 제 주장의 요지라는 거 이제 아시겠지요?
자, 이제 앞에서 소개한 happy 부분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앞에서 소개했던 글의 끝부분에 나왔던 문장 먼저 보세요.
- Success should be treated like a happy accident.
일반적인 ’1대1 대응어’를 각각 넣어보면, “성공은 행복한 사고로 다루어져야 한다”가 됩니다. success, treat, happy, accident 다 안다고 생각되는 단어들인데, 이를 조합해서 나온 우리말 문장이 어색해서 포기한다면 너무 열받는 거 아닌가요?
일단, accident 는 그냥 ’사고’라고 하지 마세요.
accident 는 ’우연히 혹은 계획 없이 발생한 어떤 일이나 사건’을 말합니다. 자동차 사고를 흔히 a car accident 라고 하지만, 누가 미리 사고를 계획한 경우라면 accident 가 아닙니다. 아주 간단합니다 - 우연히 발생한 어떤 일이나 사건.
그런 accident 를 보고 사람들은 happy 합니다. 이게 happy accident 입니다. 그림이 보이지요? 성공이라는 건 그럴 의도가 없는 상태에서 우연히 발생하는 것이고, 사람들은 이를 보고 기분이 좋은 겁니다. 실험실에서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다가 우연히 이루어내는 과학적 발견.. 바로 이 happy accident 에 해당하지요.
매끈한 우리말 번역을 원한다면..
- Success should be treated like a happy accident. - 성공이란 예상치 않았던 희소식 정도로 봐야 한다.
‘행복한 사고’ 對 ’예상치 않았던 희소식 = 1대1 대응어 對 그림 그리기
달라도 한참 다르지요? ’happy 와 accident 가지고 이 정돕니다.
여러분 머리 속에 있는 단어들이 전부 이렇다면? 생각만 해도.. 으~ 앞이 캄캄해집니다.
이제 거꾸로 가보지요. (앞에 나온 내용 다시 가지고 올게요)
- 너무너무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는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고, 안 그럴 거면 집에서 나가라고 하십니다 (너무 합니다).. 몇 달을 괴로움 속에 보냅니다.. 어머니 뜻에 따르기로 하고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이렇게 말합니다.
- “이제 엄마 뜻대로 됐네요.” - I guess you’re happy now.
- 상사가 일 못 한다고 구박입니다.. 옛날 일까지 들춰내면서 난립니다.. 이렇게요..
- “지금까지 한 번도 내 맘에 들게 일한 적 없어.” - I’ve never been happy with your work.
- 아침에 출근하는 동료를 보니 얼굴이 영 아닙니다. 아무래도 마누라와 부부 싸움 한 것 같네요.
- “뭐 안 좋은 일 있나 봐요.” - You don’t look happy today.
- 새로 들어간 회사 사장님이 내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겠다고 약속하고 나서..
- “뭐 마음에 안 드는 것 있으면 와서 얘기해.” - If there’s anything you’re not happy about, come and talk to me.
영어가 익숙한 사람들은, 이 정도 문장을 말하면서 ‘우리말->영어’ 작업을 하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영어가 스트레스인 대부분 사람들은 필수적으로 거치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이 매끄럽게 될 수 없는 것은, ’1대1 대응어’의 틀을 깨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내가 말하려는 문장의 우리말 속에 ’행복한’이 있으면 영어로 happy 가 나오지만 그렇지 않으면 happy 는 머리 속에만 있고 입으로는 나오지 않는 죽은 단어가 돼버립니다.
happy가 들어가 있는 문장을 보고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합니다.
happy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문장이 제대로 입으로 나오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영어를 아무리 못해도 happy 뜻은 안다” - 이렇게 말해서는 안 되겠지요.
아직도 ‘happy = 행복한’ 이라고 생각 하시나요?
(외국 밴드 공연을 보면 싱어가 “Are you happy?” 라고 청중들에게 외칩니다. 아니, 싱어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공연하다 말고 청중들의 ‘행복’ 여부를 물어볼까요?)
4. 1대1 대응어를 버리고 단어의 그림을 그려야 하는 이유
’그림’을 그린다..
이 말은 그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뜻합니다. 왜, 우리도 ’떨떠름하다’라고 하면, 그 표현이 무슨 뜻이라고 정확하게는 말 못해도 그 단어의 이미지를 머리 속에 떠올리잖아요? 그런 거에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추상적인 이미지 말고, 일부 단어에 대해 저 나름대로 구체적인 그림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단어나 표현을 보고 나름대로 그냥 한 번 마구 생각해보는 겁니다 – ‘어~~ 이러 이런 뜻이 있네.. 이 뜻을 모두 포괄하는 구체적인 그림은 뭘까?..’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일단 여기서는 구체적인 그림의 예로 한 단어를 보고 가겠습니다.
stuck
’그림’의 예를 들 때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바로 ‘stuck’ 입니다.
stuck을 알려면 동사 stick을 알아야겠지요. stick 하면 시험 영어에 익숙한 사람들은 단번에 ’stick to ~ - ~를 고수하다’를 말하곤 합니다. 물론 틀리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단어의 가장 기본적인 뜻, 아니 ‘그림’ 입니다.
stick의 가장 기본적인 그림 ’붙어있다’에서 stuck 까지 가보겠습니다.
A: “stick에 고수하다 말고 ’붙어있다’라는 뜻이 있었어요?”
B: “스티커 모르세요.. 스티커요?”
A: “아아~~~ 그 스티커가 sticker구나~~.”
(지금까지 여러 번 나왔던 대화 내용입니다. ^^)
stuck 은 stick 의 과거분사, 따라서 뜻은 ‘붙어있는’ 입니다. 조금 더 이해를 돕기 위해 제가 가지고 있는 구체적인 그림을 한 번 소개해 볼게요.. (약간은 쑥스럽지만.. ^^)

이거 뭔지 아시겠어요? 수업 하면서 이 그림을 칠판에 그리면 처음에는 “너 뭐하니?” 표정을 짓습니다. 하지만 맞추는 분이 꼭 두 세 분은 있지요. 저도 신기해요. 어떻게 이 그림을 보고 정답이 나올 수 있는 지.. 사람 생각하는 건 비슷한가 봅니다.
시장에 가면 과일 가게나 생선 가게에서 날아다니는 파리를 잡으려고 끈끈이가 돼있는.. 그 뭐라고 하지요? 하여간 그걸 걸어놓지요. 지나가다 보면 그 끈끈이에 붙어있는 파리들의 처절한 울부짖음이 들리는 듯 합니다 - “나를 놓아줘.. 이렇게 붙어있고 싶지 않아.. 오늘 밤에 약속 있단 말이야” 라고 말입니다.
문장에 stuck이 나오면 저는 끈끈이에 붙어있는 파리를 생각합니다 - “붙어있지요.. 움직일 수 없습니다.. 떼고 싶지만 떼어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붙어있는 건 파리가 아니지요.. 파리는 날아다니면서 움직이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래서 fly가 파린가요?)”
문장 다섯 개 소개합니다. (지금 말한 stuck의 그림을 가지고 보세요)
① The door is stuck.
② I was stuck for an answer.
③ I got stuck in the elevator.
④ She was stuck at home looking after the kids.
⑤ I’m really stuck on my new English teacher.
나름대로 그림을 그리면서 생각해보세요. 기다릴게요.
수업 시간에 똑같이 소개하는 문장입니다. 조금 전의 파리 그림을 소개하고 이렇게 문장을 드리면 대개는 답이 나옵니다. ’그림’의 놀라운 위력을 확인하는 순간이지요.
① 문이 붙어있다.. 그냥 닫혀있는 게 아니다.. 파리는 움직여야 한다.. 문도 마찬가지..
‘문이 고장나서 열리지 않는다’
② 대답을 해야 하는데.. 붙어 있다.. 뭐가? 입이 딱 붙어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
‘말문이 막혀 답할 수 없었다’
③ 내가 붙어있다.. 움직이지 못한다.. 엘리베이터 안에..
‘엘리베이터 안에 갇혔다’
④ 나가고 싶은데.. 집에 꼼짝 못하고 붙어있다.. 아이들 돌보느라고..
‘아이들 돌보느라 집에서 나갈 수 없었다’
⑤ 떼어야 하는 데 뗄 수 없다.. 새로 오신 영어 선생님에게서..
‘새로 오신 영어 선생님에게 홀딱 빠졌다’
그림을 가지고 이해를 하면, 이렇게 ’붙어있는’을 가지고 문맥에 맞게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고 확신이 없으면 사전을 보셔도 됩니다. 이제는 사전이란 놈이 모르는 단어의 뜻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짐작이 맞는 지 여부를 확인해주는 도구가 될 수 있는 셈이지요.
하지만!! 이런 그림이 없는 상태에서 보면
① 고장나다
② 말문이 막히다
③ 갇히다
④ 나가지 않다
⑤ 홀딱 빠지다
자, 이렇게 다섯 개 뜻을 외워야 합니다.
- 여러 번 써보고 단어장에 적어가며 외워야 합니다.
- 사람이 로보트가 돼버립니다.
- 다섯 개 뜻이 아무런 상관 관계도 없어 보입니다.
-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보니, 다섯 개 중에 세 개는 기억 안 납니다.
- 새로운 단어가 나오면 나올수록 부담됩니다.
- 안다고 생각하는 단어에 다른 새로운 뜻이 나올 때마다 짜증납니다.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영어가 재미있을 리 없습니다.
이제는 단어를 어떤 시각에서 다시 하라는 건지 조금씩 감이 잡히실 겁니다 - “자기 나름대로의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그리면 영어가 ’재미’있어 집니다.
stuck
-
caught or held in a position so that you cannot move
-
unable to solve a problem and continue working
-
INFORMAL in a situation that you do not like but cannot avoid
(MacMillan English Dictionary)
5. 단어의 그림을 그리면 영어 스트레스도 날아간다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 어느 정도 영어를 하려고 노력했다는 점.
물론 책상에 금 그어놓고 “영어, 너 넘어오면 죽어!” 해왔으면서, 돌아서서는 영어가 스트레스를 준다고 하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도 있겠지요. 하지만 대개는 영어를 몇 번씩 시도하고 포기하고 시도하고.. 이런 반복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오는 것이 보통입니다.
왜 그렇게 화가 날까요?
많은 분들과 대화를 통해 알게 된 현실적인 원인을 생각해봤습니다.
① 조급하다
현재 미국에 살고 있는 올해 10살의 마이클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영어만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영어가 모자라서 엄마 아빠한테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오 대리는 몇 년 안 보던 영어를 몇 달 보고 나서 조급하게 성과를 기대합니다. 덕분에 ‘몇 달 하면 영어 끝난다..’ 같은 책들 잘 팔립니다.
몇 달 해서 될 일 아닙니다. 이걸 알면서도 급한 마음에 금방 뭔가 결과가 나오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여러분 바라는 거 짧은 시간 안에 절대로 안 나옵니다. 그래서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② 나에 대한 확신이 없다
사실 어떻게 보면 이게 더 큰 원인입니다. 자신의 영어 실력에 대한 확신이 없는 거지요. 그래서 한동안 놓고 있던 영어를 다시 잡게 되면 이렇게 말하나 봅니다 - “문법책부터 다시 봐야겠지요?”
그리고는 다시 시작합니다. 문법을 외웁니다. 어느 정도 문법은 된 거 같아 글을 읽어봅니다. 하지만 옛날에 분명히 외운 것 같은 단어도 생각 안 납니다. 그래서 단어도 다시 외웁니다. 문법 알고 단어 안다고 생각되지만 쉬워 보이는 문장도 해석이 안 됩니다.
그래서 이제는 문장을 통째로 외워버리기로 합니다.
‘무조건’ 하면 된다는 책들을 따라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아무 생각 없는 동물처럼 ‘무조건 식의’ 영어 공부를 시작합니다. 덕분에 ‘무조건 외우면 원어민 수준 된다..’ 같은 책들 잘 팔립니다. 하지만 얼마 못 가서 지쳐버립니다.
다시 영어 책을 놓습니다. 이런 쳇바퀴를 몇 번 돌았더니 이제 지칠 대로 지쳐 버립니다. 도대체 내 영어 실력의 시작은 어디이고 끝은 어디인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아예 하나도 모르면 스트레스 안 받습니다. 분명히 아는 것 같은데 실전으로 들어가면 모릅니다. 스트레스 안 쌓이면 이상하겠지요?
지금 방금 제가 말한 내용 중 하나만 고쳐서 생각해볼까요? 어떻게 보면 가장 밑바닥에 숨어있는 사실인데 우리가 못 보는 것이 있습니다.
“단어 안다고 생각되지만 쉬워 보이는 문장도 해석이 안 됩니다”
1대1 대응어로 영어 단어를 학습해온 분이라면 “어떤 단어를 안다”고 섣불리 말하지 마세요. 단어를 아는 게 아니지요. 그 단어를 우리말로 바꿀 때 사용할 수 있는 여러 우리 말 단어 중 하나를 아는 것에 불과합니다.
Vocabulary ~~ 두 세 번 보고, 그 유명한 시험 점수도 꽤 높은 분께 “단어부터 하세요”라고 하면 저를 이상하게 쳐다봅니다.
저는 그래도 “단어부터 다시 하세요”라고 말합니다.
지금까지 고이 간직해온 ’1대1 대응어’를 버리고 ’단어의 그림’을 가지셔야 합니다. 그래야 내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있고 느긋하게 영어를 접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사라지기 시작할 겁니다.
이 글은 2015.06.15 네이버 카페 「오성호 영어채널」의 ‘happy는 행복한이 아니다’ 게시판에 처음 올라온 글입니다. 카페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