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ief is unpleasant.”

안녕하세요, 오성호입니다.

수능워크샵 수업을 4월까지만 하려고 했는데 마음을 바꿨습니다. 그 문제를 다시 다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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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말에 갑자기 학원 측에서 폐원을 결정합니다. [당시 올렸던 공지]

신동표어학원 닫습니다.

홈페이지도 바꾸고 인강도 정비하면서 뭔가 새롭게 해보자는 분위기에서 나온 결정이라 정말 충격이었어요. 엊그제 같은데 벌써 거의 10년 전이 돼가고 있네요. 당시 제 강의실 칠판도 완전 새것으로 바꾼 상태.

폐원 결정 불과 며칠 전 에피소드. 당시 실시했던 2017학년도 수능 문제 중 하나를 수업 끝나고 어느 분이 물어봅니다. 글이 어려웠어요. 아주 많이. 아래 글입니다.

Grief is unpleasant. Would one not then be better off without it altogether? Why accept it even when the loss is real? Perhaps we should say of it what Spinoza said of regret: that whoever feels it is “twice unhappy or twice helpless.” Laurence Thomas has suggested that the utility of “negative sentiments” (emotions like grief, guilt, resentment, and anger, which there is seemingly a reason to believe we might be better off without) lies in their providing a kind of guarantee of authenticity for such dispositional sentiments as love and respect. No occurrent feelings of love and respect need to be present throughout the period in which it is true that one loves or respects. One might therefore sometimes suspect, in the absence of the positive occurrent feelings, that (____________). At such times, negative emotions like grief offer a kind of testimonial to the authenticity of love or respect. ① one no longer loves ② one is much happier ③ an emotional loss can never be real ④ respect for oneself can be guaranteed ⑤ negative sentiments do not hold any longer

최선을 다해 설명해드렸지만 개운한 느낌은 없었어요. 나중에 EBS 해설판 번역을 보게 됩니다. 그 번역은 제가 싫어하는 번역의 모든 조건을 갖춘 번역.

당시에는 수능이 제 관심 밖이라 EBS 번역이 그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나중에 지문을 제대로 공부합니다. 그리고 제 강의실에서 혼자 해설 영상을 찍어요. 그 영상을 왜 찍었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기계 조작 실수로 같은 영상을 세 번이나 찍게 됩니다. 그리고는 당시 본격적으로 핫하기 시작했던 유튜브에 영상을 올렸죠. 그 영상에 대한 질문이 아직도 가끔 옵니다. 기분이 묘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6zArhPWHuE

그 때 이후로 수능 시험지를 구해 매해 문제 풀이를 했습니다. 일부 지문은 통번역 수업 때 사용하기도 했어요. 2017학년도 수능 33번은 이렇게 제가 수능과 다시 인연을 맺게 해준 고마운 문제입니다.

“다시” 인연을 맺게 해준? 네, 저는 그 옛날 네오퀘스트 시절, 다른 영어선생님과 공저로 수능 책을 쓴 적도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수능 수업을 꽤 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수능 수업을 다시 시작하면서 수능 초창기가 생각나곤 합니다. 첫 수능은 1993년으로 기억합니다. 그 때 수업 들었던 94학번 제자들은 어디서 뭘 하고 있을 지도 궁금하네요.

수능 글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들이 많지만, 저는 수능 지문이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있습니다. 묘한 매력이 있어요. 짧은 글 속에 여러가지가 농축돼 있는 느낌. 다음 달 수능워크샵에서는 17학년도/18학년도/19학년도 수능 문제를 보겠습니다. 문제는 주로 30번대입니다.

수능워크샵은 제 나름의 수능 기록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공부하면서 수업하고 있습니다. 수업 참여하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수능영어 관련 책도 좋고, 새로운 관점의 수능 영상도 좋고, 이 수능영어를 가지고 뭔가 결과물을 하나 만들어 보고도 싶어요. 욕심인 거 알지만 해보고 싶어요.

전국의 영어 선생님들, 모두 파이팅입니다!

댓글 문답

독자: 해설 잘 들었습니다. 언제 들어도 선생님 강의는 너무 재밌어요~~

오성호: 그 당시 9층 로비 모습이 가끔 생각납니다. 여기저기서 스터디하고 질문도 하면서 항상 떠들썩했던 모습 :)

이 글은 2024.04.26 네이버 카페 「오성호 영어채널」의 ‘오성호게시판’ 게시판에 처음 올라온 글입니다. 카페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