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선생님^^
매번 여기 들어와서 눈팅만하다가 너무나도 답답한 마음에 처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제가 뒤집어본 영문법이라는 책을 2년 전쯤에 접하고나서 군제대후에 선생님의 조언을 참고로
영어를 즐기고있습니다. 영어가 너무 좋아서 하루 종일 영어만 생각하고 있죠^^
저는 현재 이스탄불에 교환학생으로 와있습니다. 원래 전공이 독문학인데 영어가 좋아서 이곳에서 영문학과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이곳에 오기전에 저 스스로가 영어를 남들보다는 꽤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와서 쥐어터지고(?) 나니까... 제가 오만했다는 것을 깨달았죠..
제 클래스 메이트들.. 영어를 너무너무 잘합니다...매 수업시간 끝에 토론시간이 있는데.. 저에게는
큰 고통입니다. 우물안의 개구리였죠^^;;;
저희 클래스 메이트들 중에 미국에서 태어나고 미국에서 자란애들이 대부분이라 저 스스로 이렇게 위로
했었죠 "그래 너희들은 미국에 수십년간 살았기떄문에 그런거야!!!."
그런데요 선생님! 저의 클래스 메이트 중에 정말 영어를 잘하는 터키 친구가 있어요.
교수님도 물론이고 미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친구들조차 깜짝 놀랄정도로 영어를 잘하는데요.
어제 제가 그 친구한데 외국에서 몇년 살았냐고 물어보니까. 한번도 외국으로 나간적이 없다고 하더라구요.
깜짝 놀라서 어떻게 그렇게 영어를 잘하냐고 물어보니까....
5년 동안 집에 앉아서 자기가 좋아하는 영문소설책만 골라서 미친듯이 읽었다고 하더라구요....
그 순간 선생님이 책에서 하시던 말씀이 떠오르면서 순간 머리가 멍~해지더라구요.........
"우리 생활에 대본은 없다.외우면 머하나. 조급증을 버리고 통속소설을 읽으면서 영어를 즐기면, 영어는
어느순간 살포시 우리곁에 온다....." 사실 제가 선생님의 조언대로 영어를 즐기려고 했지만.
이떄까지 제 영어는 외우는 영어 였습니다. 이 외우는 영어는 한국에서는 어느정도 통하더라구요.
교환학생 시험 칠때 토플 성적이랑 외운 문장을 토대로 회화시험을 어느정도 예상해서 치니까.
운좋게 붙게 되었고요.
막상 이곳에 와서 친구들과 교수님들이랑 실제로 대화를 나누니까. 외우지 않은 문장은
입에서 잘안나오더라구요. 저는 1년정도 선생님 조언대로 영영사전을 보면서 한글 대입보다는
이미지를 그리면서 공부를 하고있습니다. 그런데 뒤돌아보면 영영사전에 나온 문장 조차도 외울려고
했었습니다. 이곳에와서 선생님의 말씀대로 "인생에 대본은 없다"라는 귀중한 사실을 몸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 질문할게요 선생님.
1. 맥밀란 영영사전 1년째 매일 보고 있습니다.정말 힘든 과정 같습니다.
오늘은 see 동사를 봤습니다. see 의 다양한 뜻과 phrases, phrasal verbe 를 여러번째 보고 있지만...실제 생활에서
말로 즉시 쓰기가 너무 힘드네요.그래서 어느 순간부턴가 영영사전 문장을 외울려고 한것같습니다.
-단어를 찾아볼떄 거기에 딸려있는 phrases, phrasal verbe 모조리 다 봐야 할까요? 그렬려니 사실 한단어에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네요... 제가 너무 조급한걸까요? 느긋하게 계속 접하면 언젠가는 이 단어들이 살포시 저의 곁으로 다가올까요? 선생님은 see라는 동사를 공부할떄 어떻게 공부하셨죠??
- 영영사전은 제 영어공부 시간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 합니다.사실 영영사전만 보고있죠... 그정도로 가치가 있을까요? 제가 너무 한가지만 바라보는 똥고집을 부리고 있나요?
2.저는 시험잘볼려고 하기보다는 영어가 너무 좋아서 공부하고있습니다. 영어를 사랑하죠. 선생님의 책은 항상 저에게 큰힘이 됩니다. 졸업 후에 취직 문제, 향수병, 내일있을 수업등등..때문에 요즘 제가 너무 조급해하고. 마음을 못잡고 있습니다. 즐기는 영어가 어느순간 부터 스트레스가 되었죠. 다음달에 한국에 돌아가면 이제 통속소설에 취미를 붙여 볼까합니다.저에게 큰 도움이될 격려의 말씀 감히 부탁해도 될까요???^^;;
네, 안녕하세요.
좋은 경험을 하고 있는 겁니다.
제 책에 그 "토론 수업 후의 그 허탈함"에 대해 적었는데 기억하시나요?
그게요..
한 번 깨져봐야 되는 거에요.
깨지는 과정에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뼈저리게 느끼는 거거든요.
또 재미있는 건요..
그렇게 여러번 깨져본 사람은 몇 번 그러고 나면 그걸 깨진다고 생각 안 합니다.
오히려 자신을 바꿀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더 적극적으로 달려들게 되거든요.
틀릴까봐 몸을 사리는 것보다는 이런 경험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놓고 평가해보는 게 훨 더 좋아요.
주변에 잘 하는 사람 있으면 시샘하지 말고 배우겠다는 자세로 임하면 되는 거고..
알았죠? :)
대화를 할 때 외우지 않은 문장은 안 나온다고 했죠?
과연 그런 걸까요?
제 생각에는요..
외우지 않은 문장이 아니라 자신이 모르는 문장입니다.
어디선가 한 두 번 본 정도이지
자신이 원할 때 자신의 입으로 바로 나올 정도로 확실히 알고 있는 문장이 아닌 거에요.
지금 가만히 생각해보세요.
입에서 바로 나올 수 있는 말들 - 굳이 막 외우려고 인위적으로 반복 학습했던 문장들일까요?
아닐 걸요..
오히려, 하도 여러번 봤기 때문에 외워보려 했다는 기억도 없는데 자연스럽게 자신의 것이 된 문장일 겁니다.
영영사전을 보라고 했지 그걸 외우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보는 거에요.
물론 사전만 하루 종일 보는 것도 괜찮아요. (저도 사실 옛날에 그랬거든요)
근데 사전은 "참고서".. 모르는 단어가 있을 때 참고하라고 있는 책입니다.
그렇다면 그 "모르는 단어"가 있어야겟죠?
뭔가를 자신의 힘으로 해볼 때 모르는 게 나오는 거 아닐까요?
그래서 소설 같은 글을 많이 보라고 권하는 겁니다.
글을 읽어나가면서 모르는 게 나오면 사전도 찾아보고..
굳이 외워야겠다는 생각 없이..
이렇게 순리대로 물 흐르듯이 가면 됩니다.
단, 자신이 몇 달, 몇 년 했는지 자꾸 뒤돌아보지 말고 그냥 가는 겁니다.
그럼 됩니다. :)
사전을 외우려들지 마세요.
그리고 see 처럼 "거대한" 단어를 한꺼번에 자신의 것으로 하겠다는 헛된 생각도 버리세요.
늘 하는 말 알죠? - "중학교 1학년 책에 나온 단어가 제일 어렵다"
이걸 받아들이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어려운 단어니까 그냥 하나 하나씩 알아가자고 말입니다.
여러 글을 읽다보면 see의 다양한 용법을 자신이 직접 접하게 됩니다.
그런 과정에서 모르는 용법이 나오면 그 때 그 때 찾아보면 되는 거에요.
모르는 단어 정리하려고 영어 하는 게 아니라고 했죠?
모르는 단어는 죽을 때까지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나올 때마다 상황에 맞게 인터넷도 찾아보고 사전도 찾아보고 그럼 되는 거에요.
지하철 비유한 거 알죠?
그 복잡한 노선을 왜 한꺼번에 외우려고 드세요?
계속 타고 다니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거고
모르는 경우에는 노선도 보고 가면 되는 겁니다.
지하철을 타고 내가 가고자 하는 곳까지 무사히 가면 되는 거지..
그 중간에 거쳐가는 모든 역 이름을 외우는 게 목적은 아니니까요.
영영사전을 처음에 어려워하는 사람에게는 하루종일 사전만 봐도 괜찮다고 말을 합니다.
사전과 친해지기 위한 단계라고 할까요?
그러나 어느 정도 사전 보는 게 익숙해지면 진짜 글을 읽어야죠.
사전 예문에는 없는 게 뭔지 아세요?
바로 "문맥"입니다.
근데 실제 글을 많이 읽다보면 이 "문맥"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 알게 됩니다.
개별 단어 하나 하나가 모여 문장 하나가 되는 거고 문장 하나 하나가 모여 문맥을 주는 거고
그렇게 이어지는 문맥대로 이해해가는 게 바로 글을 제대로 읽고 이해하는 reading comprehension 이거든요.
잘 하고 있어요.
근데 조금 바꿔보세요.
단편적인 사전에서 변화무쌍한 실제 소설의 세계로~~~
영어는 조급하면 안 되는 거 알죠?
그럼 됐습니다. :)